둘 중 무엇이 유리한지는 취향이 아니라 세 개의 숫자로 갈린다. 예상 누적수량, 금형 수명(shot), 단종 위험. 그리고 실제로 돈이 새는 곳은 방식 선택이 아니라 「미달하면 얼마를 무는가」한 줄이다. 이 줄이 비어 있으면 어느 방식을 골라도 진다.
① 손익이 갈리는 지점
| 별도 지급 | 단가 포함(상각) | |
|---|---|---|
| 자금 | 계약 시 일시 지출 | 양산 단가에 분산 |
| 단종 위험 | 발주처가 전부 진다 | 표면상 공급사, 실제로는 단가 프리미엄으로 되돌아온다 |
| 소유권 | 명시하기 쉽다 | 「누가 냈나」가 흐려져 다툼이 난다 |
| 단가 관리 | 가공비만 보면 된다 | 상각 종료 후 내려가지 않으면 계속 낸다 |
갈림점은 셋이다.
수량. 예상 누적수량이 클수록 개당 상각액은 줄어든다. 금형비 4,800만 원을 누적 30만 개에 나누면 개당 160원이지만, 15만 개에 나누면 320원이다. 수량이 절반이면 개당 상각액은 두 배다.
금형 수명. 여기서 제일 많이 틀린다. 수명은 shot 단위고 수량은 개 단위다. 4 cavity 금형의 수명이 50만 shot이면 물리적 상한은 200만 개다. 반대로 1 cavity 금형에 수명 30만 shot인데 보증수량을 40만 개로 적으면, 그 계약은 처음부터 이행 불가다. 중간에 들어갈 보수비·재제작비를 누가 내는지도 그때 정해져 있지 않다.
단종 위험. 단가 포함이 공짜처럼 보이는 이유는 위험이 단가 안에 숨어서다. 공급사는 미회수 가능성을 가공비에 얹는다. 그 프리미엄이 얼마인지 묻지 않으면, 별도 지급보다 총액이 커지고도 모른다.
② 보증수량과 미달 정산을 숫자로 쓰는 법
순서는 다섯 단계다. 건너뛰면 뒤에서 반드시 걸린다.
- 물리적 상한부터 — 금형 수명(shot) × cavity. 보증수량은 이 값을 넘을 수 없다.
- 수요 계획을 그대로 쓰지 않는다 — 계획 대비 실적 달성률 이력의 하한값을 쓴다. 최근 3년이 95% / 81% / 72%였다면 72%다. 3년 계획 누적 42만 개 × 72% = 302,400 → 보증수량 30만 개.
- 개월 상한을 따로 건다 — 수량과 무관하게 24개월 등으로. 월 1만 개면 30만 개는 30개월이 걸린다. 상한이 24개월이면 앞뒤가 안 맞는다. 이때 둘 중 하나를 고쳐야 한다.
- 개당 상각액과 반올림 규칙 —
금형비 ÷ 보증수량. 통화·소수점 자릿수를 조항에 적는다. 4,800만 ÷ 30만 = 160원. - 정산식을 계약서에 그대로 넣는다 —
미회수액 = 금형비 − (실제 누적수량 × 개당 상각액).
같은 금형비 4,800만 원, 기본단가 1,200원으로 보증수량만 바꾸면 이렇게 움직인다.
| 보증수량 | 개당 상각액 | 상각 포함 단가 | 실제 18만 개에 그쳤을 때 |
|---|---|---|---|
| 30만 개 | 160원 | 1,360원 | 미회수 1,920만 원 |
| 24만 개 | 200원 | 1,400원 | 미회수 1,200만 원 |
| 18만 개 | 267원 | 1,467원 | 0원 |
| 15만 개 | 320원 | 1,520원 | 960만 원 초과 지급 |
18만 개 행의 개당 상각액은 정확히는 266.67원이다. 267원으로 올려 적으면 18만 개에서 6만 원을 더 받게 된다. 4단계에서 반올림 규칙을 조항에 적으라고 한 이유가 이것이다.
맨 아랫줄이 반대 방향의 함정이다. 보증수량을 지나치게 낮게 잡으면 수량이 늘어난 뒤 금형비를 초과해 받아 간다. 초과 상각분을 사후에 어떻게 정산할지가 조항에 없으면, 나중에 돌려받는 절차 자체가 분쟁이 된다.
여기서부터는 실무에서 반복해 걸리는 대목이다.
- 보증수량과 최소발주수량을 같은 숫자로 쓰지 않는다. 앞은 상각의 분모, 뒤는 발주 의무다. 한 숫자로 묶으면 미달 시 미회수액과 발주 불이행을 두 번 문다.
- 상각 종료 후 단가 인하는 자동으로 되지 않는다. 「누적수량 도달 익월 1일부터 개당 160원 인하」처럼 날짜로 못 박는다. 안 그러면 몇 달을 더 낸다.
- 설계 변경 시 누적 카운터를 어떻게 할지 정한다. 금형을 수정하면 누적이 이어지는지 리셋인지 아무도 안 적어 둔다. 수정비 부담과 함께 한 줄로 정리한다.
③ 소유권과 잔여 상각액이 어긋날 때
금형비를 전액 지급했는데 소유권 조항이 없으면, 금형은 공급사 공장에 있고 물리적 점유가 곧 협상력이 된다. 이관을 요구하는 순간 보관료와 이설비가 청구된다. 반대 방향도 작동한다 — 하도급법은 대금을 60일 이내 지급하도록 정한다1. 제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금형 제조위탁 190건 전부에서 서면 발급의무 위반(미발급 37건·지연발급 153건)을, 그중 159건에서는 수령증명서 미발급도 함께 적발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800만 원을 부과했고, 지연이자·어음대체결제수단 수수료 미지급에는 경고를 내렸다(의결 2025-122, ㈜서연이화)2. 즉 금형비는 지급 절차 자체가 다퉈지는 항목이다.
어긋나는 장면은 대개 정해져 있다. 중도에 업체를 바꿀 때 잔여 상각액 정산 기준이 없어 신규 업체가 「금형 상태 미보증」으로 수정비를 청구하는 경우, 양산 종료 후 A/S 부품 대응 기간이 정해지지 않아 금형이 임의 폐기되는 경우, 그리고 상각 종료 시점을 아무도 세지 않아 인하가 누락되는 경우다.
계약서에 최소 네 줄은 있어야 한다.
| 항목 | 적어야 할 것 |
|---|---|
| 소유권 귀속 | 금형비 완납 시점에 누구 소유가 되는지 |
| 보관·반출 | 보관 책임, 반출 통보 기한(예: 30일 전), 이설비 부담자 |
| 잔여 상각액 정산 | 중도 해지·업체 변경 시 정산식과 지급 기한 |
| 폐기 통보 | 양산 종료 후 보관 의무 기간, 폐기 전 서면 통보 |
문구 자체는 「금형관리 및 소유권」·「정산의 방법」 같은 조항 예시를 참고할 수 있다34. 다만 예시에 있는 것은 문장이고, 채워야 하는 것은 숫자다.
계약 전 체크리스트
- 금형 수명(shot) × cavity로 물리적 상한을 확인했다
- 보증수량을 계획이 아니라 달성률 하한으로 잡았다
- 수량 상한과 개월 상한이 서로 맞는다
- 정산식이 계약서에 식 그대로 들어갔다
- 상각 종료 후 단가 인하 시점이 날짜로 적혀 있다
- 보증수량 ≠ 최소발주수량임이 조항에서 구분된다
- 소유권·보관·잔여 정산·폐기 통보 네 줄이 있다
- 단가 포함을 택했다면, 공급사가 얹은 위험 프리미엄이 얼마인지 물었다
결국 협상 테이블에서 바뀌는 숫자는 하나뿐이다. 보증수량은 상수가 아니라 협상 대상이다. 그 한 칸을 30만에서 24만으로 내리면 개당 상각액과 미회수액이 동시에 움직이고, 그 움직임을 그 자리에서 못 보면 상대가 제시한 숫자를 그대로 받게 된다.
앉은 자리에서 확인하려고 만든 것이 금형비 상각 단가 계산기다. 금형비·보증수량·기본단가를 넣으면 개당 상각액, 상각 포함 단가, 상각 완료 시점, 그리고 실제 수량이 미달했을 때의 미회수액이 같이 나온다. 위 표를 만든 계산과 같은 식이다. 입력값은 브라우저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본문의 금형비·단가·수량은 모두 설명용 가상값이다. 회계상 감가상각(내용연수·정액법)과는 다른 개념으로, 구매 실무의 수량 배분만 다룬다.